입으로 들어온 음식이 소화가 된 후 영양소가 흡수되고 나면 남은 찌꺼기들이 대장을 지나 대변으로 배출이 되죠. 하 루에 한 번씩 일을 보시는 게 정상이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대변보는 횟수는 개인에 따라 다르므로 굳이 하루에 한 번 봐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크게는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하루 2-3회부터 4일에 한 번 정도 보시는 것까지 정상 범위에 넣을 수 있습니다. 단 대변습관이 그렇게 유지되는 분들에 한해서입니다.
대변을 정기적으로 보시는
분들은 횟수에 민감하실 필요가 없고, 평소와 다르게 배변횟수가 감소하여 대변보시는 게
힘들어지는 경우에는 몸에 안 좋은 결과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빨리 정상을 찾으셔야 합니다.
일전에 설사는 일반적으로 몸에
해로운 물질이나 미생물이 들어왔을 때 이걸 밖으로 내보내는 과정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그
럼 변비는 왜 생길까요? 몸에 좋은 거라서 더 가지고 있으려는 건 분명 아닙니다.
변비의 원인은 아주 다양합니다. 그런데 변비는 몸에 여러 가지로 안 좋은 현상을 일으키므로 빨리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비는 대변을 빨리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대장은 물을 흡수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대변을 빨리 내보내지 못하면 대변이 점점
딱딱해집니다. 게다가 오래 배변을 하지 못하면 양이 많아져서 굵어지니까 배변하기가 더
어려워지죠. 결과적으로 악순환이 되는 셈입니다.
변비는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 있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계속해서 힘을 주다 보면 치질과 같은 질병이 더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흔히 책이나 신문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는 게 배변습관에는 좋지 않다고 얘기하곤 하는데, 이게 변비를
악화시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대개 빨리 일을 잘 마치지 못하는 분들이 책이나
신문을 들고 화장실에 들어가는 경향이 큰 듯합니다. 다만 필요 이상으로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엉덩이에 힘을 계속 주게 되므로 치질과 같은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은 있습니다. 일
은 가능한 한 빨리 보고 나오시는 게 좋을 듯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변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대변은 습관을 잘 들이셔야
합니다. 한마디로 섬유질이 많은 음식이 많이 드시는 것이 무른 변을 쉽게 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육류보다는 채소를 많이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대변 색깔도 중요한데요. 색의 변화를 보고도 이상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선 검정색 변은 피가 흐른 후 몸 속에서 그 피가 여러 곳을 지나가면서 색이 변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검은 변은 상부 위장관, 즉 위 근처에서 출혈이 생긴 경우를 가리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빨간색 변은
피가 흐른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을 가리키므로 대장에 출혈이 생긴 경우를 가리킵니다. 대
변 색이 노란색에 가까우면 대장균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므로 건강하다는 것을 가리키며, 일
반적인 색깔은 여러분들 각자가 잘 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대변은 색깔뿐 아니라 모양도 중요합니다. 대변의 모양은 특히 대장의 이상을 반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분도 동창회에 갔다가 우연히 “나는 요즈음 대변이 반달처럼 한 쪽이 납작하게 나온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답니다.
그랬더니 이 이야기를 들은
친구 의사가 대장 내시경을 권했고, 결국 대장에 생긴 용종을 발견해서 수술로
해결했습니다. 가래떡을 빼낼 때 그 구멍에 이상이 있으면 모양이 둥글게 빠지지 않는
것처럼, 대변의 모양이 바뀌었다는 것은 대장 내부에 어딘가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왜 그런지를 확인해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위에서 “용종”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용종이란 한 마디로 몸에 필요 없는 세포의 덩어리라 할 수 있습니다. 대장뿐 아니라 위, 자궁, 방광 등에서 생길 수 있습니다. 대장의
경우에는 용종이 암으로 발전하는 수가 있어서 문제가 되는데요. 모든 용종이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고, 용종의 조직학적 소견이 중요합니다. 즉
용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용종이 발생했는지를 확인한 후 생겨났으면 잘라 없애는 것이 최선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단 용종이 여러 개 동시에 발생하는 다발성의 경우에는 그 때마다 수술로 다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억제약을 투여할 수도 있습니다만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여 잘 결정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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