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 도 독(毒)'은 면도 중 모공을 통해 세균이 피부 속으로 들어가 털을 싸고 있는 주머니(모낭) 속에서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정확한 의학적 표현으로는 '모낭염'이다. 면도한 부위가 벌겋게 붓거나, 화끈거리거나, 여드름처럼 노랗게 곪거나, 아예 색소가 침착돼 거뭇거뭇해지는 경우도 있다.
면도 독이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청결하지 못한 면도기에 있던 세균이 모낭 속으로 들어가거나, 포도상구균처럼 피부의 정상 상주균(常住菌)이 모낭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다.
면도 독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기적으로 면도날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바꿔주는 것이다. 면도날의 교체 시기는 개개인의 모발 양과 면도 횟수, 면도날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2중 날 면도기는 10회, 3중 날은 15회, 4준 날은 20회 정도 사용 후 면도날을 교체하는 것이 좋다.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욕실에는 습기가 많아 면도기에 세균이 번식하기 쉬우므로 한번 쓴 수동 면도기는 물기를 잘 제거해 보관하고, 1회용 면도기는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면도 후에는 면도기에 남아 있는 수염 찌꺼기나 각질 등을 제거한 뒤 완전히 말려 보관해야 면도독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면도 전 피부를 깨끗이 씻어 피부에 붙어있던 균들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때 항균 비누를 쓰면 더 효과적이다. 면도 후에는 자극을 받은 피부를 진정시키기 위해 알코올 성분이 적은 애프터 쉐이빙 스킨이나 에센스를 충분히 발라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김 교수는 "수동 면도기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말끔하게 면도하기 위해 무리하게 역 방향으로 면도하는 것보다는 면도가 좀 덜 되더라도 수염이 난 방향으로 면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면도독으로 피부가 붉게 부풀어 올랐을 때는 피부를 진정시키고 모낭 크기를 줄여주는 냉찜질이 도움이 된다. 증상이 아주 심할 때에는 병원에서 항생제 치료를 받는다. 우선 바르는 약을 쓰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먹는 약을 쓴다. 어떤 경우든 낫는데 1주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 면도 독이 주기적으로 발생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라면 아예 털이 나지 않도록 레이저 제모를 할 수도 있다.
[홍유미 헬스조선 기자 hy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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